책에서유레카

[책 리뷰]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고

한식홀릭 2013. 1. 21. 16:25

<불운을 탓할 것인가>

-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고

6주차

콜롬부스 6기 이은혜


 “과거에 어떤 일이이루어졌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항상 어린 아이처럼 지내는 셈이다. 과거의 노력을 무시한다면 세계는 늘지식의 유아기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98p) 나는 이 책을 읽는 이유가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물론 약육강식과도 같은 세계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한 길잡이로써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역사를 통해 배우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고등학생 때 배웠던 경제 교과서에서도 북한의 계획 경제 체제와 비교하면서 시장 경제 체제가 자원 배분이 효율적이며 성장을 촉진한다고보았다. 또한 절대우위와 비교우위의 차이를 배우면서 상호 교환을 할 경우 교환을 하지 않을 경우보다유리하며, 많은 사람들이 특화와 분업을 통해 상호 협조를 하면서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배웠다. 이를 배웠던 나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외우면서 아무런 비평 없이 당연하게 습득했었다. 그러나 경제 교과서만큼은 버리지 않고, 아직까지도 책장에 꽂아 두었던나에게 이 책은 충격을 주었다. ‘을 위해 교과서를 달달외울 만큼 우리는 교과서를 자연스럽게 신뢰하고 있었고, 당연하게 수용했지만 진리는 아니었다. 우리는 윤봉길 의사를 독립운동을 한 위인으로 배웠지만, 일본에서는윤봉길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배웠을지도 모르는 것이다.만약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또는 나와함께 경제를 공부했던 친구들이 이 책을 읽지 않는다면, 부자나라가 이제까지 심어온 이 사고에 갇혀 평생을그들의 뜻대로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제국주의 시대의 방식과는 다르지만, 이는 식민지배와 별반다를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고도의 방식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것일지도 모른다. 조금 더 과한 표현을 하자면, 히틀러의선전과도 같다. 그들의 선전은 꽤 효과가 있었다. 나는 이미 그들이 원하는 바를 자연스럽게 수용하도록성장한 것이 아닌가. 나는 사실 FTA를 사람들이 반대하는것을 조금 못마땅하게 여겼었다.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현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시작했다고생각했다.그 이유는 실제로 FTA의 래칫조항도 모르면서단지 하나의 유행처럼 이러한 사회 흐름에서 소속감을 느끼고자 반대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나는 FTA 100%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FTA 체결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는 장,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반대냐 찬성이냐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국, FTA는미국이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단점을 수반해야만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평화를 외치고 있는 그들이지만, 그들은 자국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악덕 국가라고 말할 수 있다. 가난한나라가 부자나라보다 부정부패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를 하나로 본다면 부자나라가 부정부패를하고 있는 셈이다.

 부자나라는 단지부모를 잘 만나고 자원을 남들보다 많이 가진 채로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하는 이들로 비유할 수 있다. 내가부모님을 선택하면서 태어날 수 없듯이, 국가 내 자원 역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그들은 운이 좋아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단지 먼저 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만들어 상대적으로 운이 좋지 못했던 이들의 가능성을 배제시키고 있다. 이는 정말 억울하지 않는가?

 그래서 우리는 종종왜 하필 이 작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을까.’하고 탓하기도한다. 실제로 이민자의 길을 택하는 이들도 많고, 외국인과결혼해서 새로운 곳에 정착하기를 희망하는 이들도 많다.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는 어느 누구도 확신할수 없는 데도 말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했던 다시태어난다면 대한민국에 태어나고 싶은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응답자가 그렇다라고 응답은 했지만, 젊은 사람일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사실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좀 더 세계화에 익숙하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기에 개방적이기에부자나라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 같다. , 이들은 운이다소 부족한 나라에서 태어나는 것을 탓하고, 상대적으로 운이 있는 부자나라에서 태어나기를 희망한다는것이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이미 부자나라가뜻하는 대로 살고 있다는 것이 아닌지 안타까울 뿐이다. 이러한 사고가 그들이 원했던 것이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에 유리한 것이 아닌가.

 사실 나는 이 책의프롤로그를 읽는 내내 저자가 너무 대한민국의 궁핍했던 시절을 생생히 그리는 것이 아닌지 불편했다. 이책을 많은 외국인들이 읽는다고 생각하면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을 걱정하여 부끄럽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설문조사에 응답했던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은 이들과 다를 바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젊고 대학을 졸업했다는 사실로 비추어 보았을 때 실제로 그들에 속한다.)내가 그들처럼 대한민국을 부끄럽게 여기고 부자나라와 같은 운 좋은 나라를 부러워했다는 사실이 나를 더 부끄럽게 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40여 년 만에 급속하게 성장했다는 사실이자랑스럽기도 했다. 비록 대한민국은 부자나라들과 다른 출발선상에서 시작했던 가난한 나라였지만, 지금은 운이 아닌 우리의 능력으로 지금 여기까지 왔던 것이 아닌가. 앞으로이 나라를 짊어질 젊고, 더 배운 이들이 지금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불운을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를 통해 배우고, 우리는 올바른판단을 해야 한다. 과거에 어떤 일이 이루어졌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잘못된 길로 갈지도 모른다. 또한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과거의 노력을 무시한다면 우리는 불운을 탓하며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절대 이 사실을 잊지 않고, 우리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것이다. 더 나아가 악덕의 부자나라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하기 보다는 세계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해결하는나라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