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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신병철의 '쉽고 강한 브랜드 전략'을 읽고

한식홀릭 2013. 1. 21. 16:21

<설레는 말, 그리고 고집 >

- 신병철의 쉽고 강한 브랜드 전략을 읽고

4주차

콜롬부스 6기 이은혜


4주 동안읽었던 모든 책은 첫 부분에서 같은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은 믿는 것을 본다고. 잭투라우트의 <포지셔닝>에서는인식의 사다리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한번 인식된 사다리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고, 데이비드 아커의<브랜드 경영>에서는 품질을 고객의 인식이나 평가와관련되기 때문에 객관적일 수 없다면서 지각된 품질에 대해 말했다. 심지어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타임파워>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할 수 있다, 이루어질 것이다와같은 생각이 현실화하는 발판이 된다는 것을 말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소비자들은 믿는 것을 보기 때문에 낯설고, 공감이 가는 것이 차별화하는데 성공적이라고 말하면서 시작한다. 4주 동안 읽었던 책들은 인식 하나로 개인의 삶에서 기업의 운명까지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말했다. 이는 묘하게도 재미있게 들린다.

사실은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고집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것이 재미있다. 우리는 어떤 이들에게 흔히 황소 고집’, ‘똥 고집이라고 하는 데, 모든사람들이 고집을 있다는 것이 아닌가. 황소나 똥처럼 강력한 이미지가 있는 것들에 비유하듯, 고집은 정말 강력하리만큼 바꾸기 어려운 건지도 모른다. 심지어 고집이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고집일 수 있으니까. 나 역시 이러한 고집이 있었고, 이를 깨닫게 된 계기가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던 KOBACO IAA과정을 수료하면서였다. 이 과정을 통해 배웠던 것은 통찰력이었다. 처음에는 크리에이티브한광고를 보면서 광고에 관심을 갖고, 재미를 느꼈던 나에게 광고는 예술이 아니라는 충격을 주었던 수업이었다. 광고는 소비자의 인식의 문제를 해결하는 설득 커뮤니케이션이지, 크리에이티브하고, 멋진 것을 만들고 싶다면 예술가가 되라고 하셨다. 그 동안 나는멋진 환상에 젖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마도 TV 드라마나영화에서 등장하는 멋지게 묘사된 광고인들의 모습 때문에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 환상을깨고, 광고란 무엇인지, 왜 광고를 하는지 배웠던 통찰력이라는 단어는 창의력, 직관력과같은 단어들과 비슷한 의미로 받아 들여졌다. 그때 정확히는 몰랐지만,가장 근본적인 것이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아주 깊숙한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이를 이해하기 쉬웠던 예는 가뭄이었다. 가뭄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뭄의 원인은 비가 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비가 오지않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현상이라고 하셨다. 문제는 물이 부족한 것이었다. 그래서 댐이 가뭄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는 것이었다. 이처럼현상과 문제를 구분을 못하는 나에게 통찰력이라는 것은 새로운 충격이었다. 어느새 나도 고정관념을 가진채 사고하고 있었고, 이를 고정관념이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배웠던 통찰력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일부분인 광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마케팅역시 소비자가 지닌 인식을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광고는 소비자들이 지닌 인식의 문제를 해결하는방법 중 하나라면, 브랜딩은 소비자들이 지닌 인식을 관리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식을 관리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고있는 개개인은 모두 다르고, 모든 상품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사람들은 모두 비슷비슷하게 여기며, 한 통속으로 묶어서 생각한다. 분명히출생지부터 성격 생김새, 스토리가 모두 다른데도 말이다. 사람은자신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기존에 있는 것들 중에서 비슷한 것과 연관 지으면서 단순하게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공부를 할 때에도 첫 글자만 조합해서 새로운 문장으로 외웠던 것처럼, 그리고단어를 보고 뜻을 연상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아 암기를 하는 연상 암기 법이 효과가 있었던 것도 모두 우리가 지닌 인식 때문이었다. 이렇게 인간의 심리와 연관 되어 있다니 브랜딩과 마케팅은 알수록 재미있는 것 같다. 하지만 마케팅은 인문학뿐 아니라 숫자랑도 관련이 많다. 정확한 분석과예측을 바탕으로 이를 수치화해야만 하는 과학적인 분야기도 하다. 이처럼 가장 인문학적이면서 동시에 과학적인마케팅은 정해진 답이 없는 어려운 수학문제 같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있고, 그 생각을 읽어 내는 것 또한 어렵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아마도신과 같이 절대적인 존재가 아닌 이상 어느 누구도 마케팅을 완벽히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마케팅을 공식화하고, 많은 이들에게설득하고 있다. 마케팅에는 법칙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구하고, 나는얄팍한 지식과 확신하기에 어려운 판단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설득 당하면서 점점 더 마케팅은 미궁 속으로 빠지는 것만 같다. 마케팅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많은 이들을 통해 접했던 마케팅은 내가 꿈꾸는 환상의 일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가 기대하는 것보다 나는 분명히 마케팅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전공했다고, 마케팅을 조금이나마 배워봤다고 원숭이 휘파람 불 때와 같은 태도로 오류를 범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이 든다. 이 얄팍한지식만으로도 마케팅을 공식화하고, 이미 틀에 박힌 생각에 갇혀 근거 없이 콧대만 높아지고 있는 것은아닐까. 마케터를 꿈꾸는 지금도 이렇게 내 자신이 부끄럽다면, 나중에마케터가 되어서는 얼마나 내 자신이 부끄러울지 심히 두렵다. “원숭이 휘파람 불 때를 꼭 잊지 않겠다. 그리고 잊어서도 안 된다.

마케팅에는법칙이 없다.’ 이 말이 너무 좋다. 이것이 나에게 마케팅의매력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답이 없는 답을 구하면서 최대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이자그때마다 새로운 충격을 겪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길이라 여겨진다. 이 역시 어떠한 환상과 어떠한 고정관념으로 마케팅을 바라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혹은 앞으로도 내가 이를 매력이라 하고, 이 매력에 빠질 수 있는 그 때는 멀리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