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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아쿠츠 사토시.이시다 시게루의 ‘콘텍스트 브랜딩’을 읽고

한식홀릭 2013. 1. 21. 16:37

<화성에서 온 기업, 금성에서 온 소비자>

- 아쿠츠 사토시.이시다 시게루의 콘텍스트 브랜딩을 읽고

13주차

콜롬부스 6기 이은혜

화성에서 온 기업이라는남자와 금성에서 온 소비자라는 여자가 있다. 그 둘은 서로 첫 눈에 반했다. 그들이 사랑을 시작하긴 했지만, 자꾸 갈등이 겪게 된다. 먼저, 그들의이야기를 들어보자.

 

화성에서 온 기업’ :

나는 비전도 있고, 자산도 있다. 나는 그녀가 나를 멋지고 능력 있는 남자로 봐주기를 바란다. 하지만그녀는 나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고민했다. 그녀가 사랑하는 나는 어떤 나인지. 나의 가치관과 꿈이 무엇인지. 나의 성격이 어떤지. 내가 그녀에게 어떤 존재인지. 다른 이들과 다른 나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그녀가 원하는 것을 알기위해 조사를 하고, 고민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 변덕스럽다. 꽃을 받고 싶다고 해서 장미 꽃을 주었더니, 되려 실망한 기색이다. 도대체 내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금성에서 온 소비자’:

 나는 그가 재미있고, 착해서 좋다. 그런데 그는 자꾸 멋있는 척을 하려고 한다. 그는 내가 그런 그의모습을 반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목성에서 온 다른 남자는 옷도 잘 입고, 재치도 있던데 비교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게다가 그는 나에게 장미 꽃을 선물했다. 나를 사랑한다고 하더니나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하나 없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은 백합인데 어떻게 그것을 모를 수가있지?

화성에서 온 기업’ :

 100일이된 기념으로 그녀를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그녀는 특별한 날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계획했었다. 그녀를 만나기 전에슬슬 화가 난 것처럼 행동했다. 그녀를 만나자 마자 소리를 쳤다. 그녀가속은 것 같다. 이제 서프라이즈였다고 말을 해주고, 준비했던선물을 주려고 했다. 그런데, 맙소사. 그녀가 심하게 운다. 그녀는 우리가만났던 날들 중에서 최악이라고 말한다. 내가 의도했던 특별한날은 이게 아닌데

금성에서 온 소비자’:

 100일은좀 특별할 줄 알았다. 비싼 선물을 바라거나 스테이크를 썰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행복한 시간을 보낼 거라 기대했다. 그런데 만나러 가는 내내기분도 안 좋고, 만나자마자 화를 내는 것이 아닌가. 오늘같은 날 이러는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하기는 하는 것일까 생각이 들었다. 눈물이 막 쏟아져 나왔다. 억울했다. 정말 최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는 말한다. 서프라이즈이벤트였단다. 서프라이즈는 서프라이즈 맞는데, 내가 원하던이벤트는 사건이 아니라 기념을 하는 특별한 추억 같은 것이야.

 

이들의 이야기처럼 화성에서 온 기업과 금성에서 온 소비자가주고 받은 그 무언가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기업만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기업이 전달하고자하는 것과는 달리 소비자는 달리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이 과정은 어렵기만 하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브랜딩을 콘텍스트로 구조화했다는 것은 새로운 발상이었다.영어 과제를 하다 보면 분명히 아는 단어만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석이 되지 않거나 사전을찾아서 이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알았는데도 불구하고,해석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는 이 단어가 지니는 여러 가지의 뜻을 전부 읽어 보고 이 중에서 가장 문맥에 어울리는 단어를 찾곤한다. 그래도 해석이 되지 않는 다면 이 단어가 지닌 여러 개 뜻이 공통적으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파악해서 문장의 앞 뒤를 살피고 유추해 간다. 이 책의 저자는 브랜딩을 하는 과정도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소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연결시키는 데 문맥을 강조했다. 처음에는 브랜딩과 문맥과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금성에서 온 소비자는너무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고 경험과 가치관이 달라서 화성에서 온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다르게 해석했다. 소비자가 지니는 기업에대한 이미지는 기업의 의도와는 달리 받아 들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소비자를 분석하고, 소비자의 입장에되어서 고민을 해야 된다는 것은 수 백 번쯤은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그 고민을 왜 해야 되는지,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명쾌하게 답을 내놓은 듯했다. 콘텍스트 브랜딩은 기업 소비자의 내면 깊숙이 들어다 보고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소비자의 이미지의 갭을 줄이는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개념이라 한다.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 주제를 정하고, 문맥에 맞게 메시지를 전달하듯이, 소비자의 인식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가치관, 기대 등에 맞게 문맥을 파악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꽤 체계적인 개념이라 크게 공감을한다. 현재 수 많은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손을 흔들어 호소하고 있지만,“과연? 네가?”라는 식의 반감이 생긴다. 아마도 그들은 우리가 같이 화성에서 왔다고 생각하나 보다. 우리는화성에 가본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화성에서 왔다는 것 조차 관심이 없고, 사실 그들이 전달하려는메시지들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들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에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문맥을파악하여 그 사이의 (      )을채워준다면 납득이 가는 매끄러운 화성에서 온 기업이라는남자와 금성에서 온 소비자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2주 전에 읽었던 크리스티안 미쿤다의 < 3의 공간>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볼 수 있었다. ‘체험이라는 것이 기업과 소비자가 콘텍스트를 공유하는 데 의미있는 방법인 것 같다. 화성에서 온 기업이 금성에서 온 소비자를사로 잡는 일도 분명 의미 있는 일이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