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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드 리더십’을 읽고

한식홀릭 2013. 1. 21. 16:35

<리더는 혼자가 아니다>

- 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드 리더십을 읽고

12주차

콜롬부스 6기 이은혜

 

우리가 흔히 접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존재의 이유를 약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 내에서도 각각의 브랜드가 존재의 이유를 가진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단순히 신제품을 출시해서 새 브랜드가 생겨나고, 경쟁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가 생겼다가 사라지는 줄로만 알았다. 데이비드 아커는 시장을 주도하는 강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브랜드 레버러지 효과를 고려해 각각의 브랜드의 고유한 역할을 부여해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브랜드 하나하나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모두 각각의 역할을 가지고 서로 시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케팅을 하고 싶다고 안달을 내던 내가 어찌 보면 당연하고 가장 중요한 이 개념을 간과하고 있었는지 부끄럽다.

광고 기획서 혹은 PR 기획서를 써 본 적은 여러 번 있다. 생각해 보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무엇인지 고려해보고 기획서를 쓴 적이 없는 것 같다. 조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그 동안 진행했던 커뮤니케이션의 컨셉과 제품의 특성에 대해서만 초점을 두는 좁은 식견을 가졌던 것 같다. 나는 장님이 코끼리의 다리만 만져보고 '기둥과 같다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현재 브랜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데에만 급급했고, 광고 등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전략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강력한 브랜드 구축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광고를 기획하면서 가장 본질적으로 접근했어야 했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간과했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깨닫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 2학년 때, 연중 큰 행사로 진행하는 과 학술제에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이름하여 광고제인데, 실제로 기업이나 정부 등의 조직으로부터 의뢰 혹은 지원을 받아 경쟁PT를 하는 학술제다. 나는 한 선배의 팀에 소속되어 함께 준비했었다. 그 당시 주제는 TG삼보의 노트북 브랜드인 에버라텍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포지셔닝 전략이었다. 우리 팀은 대학생 타겟에 맞게 감성적이고, 감각 있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것을 제안했다. 감성적인 광고 제작까지 하면서 정말 멋지게 PT를 마치고 나서 왜 우리 팀이 우승하지 못했는지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우승을 했던 팀은 에버라텍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우리 팀은 아이덴티티를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우승한 팀은 에버라텍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에버라텍스러운 전략이었던 것이다. 우리 팀이 제안했던 전략은 에버라텍보다는 삼성의 센스나 LG의 엑스노트에 더 적합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는 그 후에 그 선배가 우리 팀이 광고제 때 제시했던 방향과 비슷하게 제시했던 삼성 센스의 NO. 1 브랜드의 위상을 공고화하기 위한 IMC 캠페인 전략 공모전에서 아주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는 사실에서 입증할 수 있다.

브랜드 내부가 아닌 제3자의 입장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분석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지금도 에버라텍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하게 무엇이라고 말할 자신은 없다. 아마도 이건 에버라텍이 명확하게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시스템에 맞게 브랜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에버라텍이 저소음 PC를 광고하면서 무한 도전 멤버들이 노래를 하고,시끄럽게 농담을 했던 것만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가 예시로 들었던 버진 그룹이나 나이키는 우리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명확하게 아이덴티티를 구축했고, 각각의 브랜드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주에 과제로 했던 매일 유업의 도마슈노 프리미엄 후르츠의 전략을 세우면서 나는 사실 매일 유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매일 유업의 다른 브랜드들의 각각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았다. 광고 기획서만 써보았던 나에게 브랜딩 기획서를 작성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 매일유업은 신선함이 브랜드 에센스라 판단되었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각각의 발효유 제품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추측할 수 있었다. 장 건강이라는 기능을 강조하는 시장에서 간, 위 건강까지 발효유 음료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 보면 간편한 요구르트’, ‘위편한 요구르트의 역할이 무엇인지 추측할 수 있었다. 또한 매일 유업에서 퓨어라는 브랜드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매일이라는 브랜드 아래 각각의 브랜드들이 어떤 존재의 이유로 각각의 역할을 있는지 알게 되자 도마슈노 프리미엄 후르츠의 전략을 짜기가 더 수월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코끼리의 다리만 만져본 장님에 불과하다. 여전히 광고 기획서를 많이 접해본 까닭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브랜드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과정은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을 구매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책장 속에서 앞으로도 여러 번 꺼낼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는 각각의 브랜드가 제 역할을 하여 브랜드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다루는 조직 내 시너지 효과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주 과제는 어떻게 보면 혼자라서 더 수월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혼자라서 산으로 가거나 다각적인 측면에서 생각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어 위험부담은 있었지만, 일관성 있고, 명확하게 할 수 있었던 장점이 있었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하나의 의견으로 통합하는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가 기업이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최고의 경영이념이라고 이 책을 시작한 것은 뭔가 거창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브랜드에 리더십이라는 인간에게 사용하는 단어로 브랜드를 의인화하듯 새 패러다임을 만든 이유를 깨달았다.브랜딩이라는 것은 독립되어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브랜드도. 조직도. 리더는 리더라는 이름이 아니라 그 구성원들이 리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최고의 이념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