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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번트 슈미트의 ‘체험 마케팅’을 읽고

한식홀릭 2013. 1. 21. 16:46

<소비자의 삶을 디자인하다>

- 번트 슈미트의 체험 마케팅을 읽고

콜롬부스 6

이은혜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에 열광을 하고, 책을 읽으면서 간접경험을 하고자 한다. 심지어 나는 꿈을 꾸면서 간접 경험을 하고 거기서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무언가를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의 욕구 때문인지 입체 영상관에서3DTV까지 발전하고, 마치 집에 온 것 같이 재현해 놓은IKEA의 매장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간접 경험마저도 더 생생하게 하고자 한다.

당신이 내 사람이다.’라고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능력 있는 사람, 예쁘고멋진 사람, 재미있는 사람일까? 여기서 내가 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아니다. 나와 무언가를 함께했고, 나와 무언가를 공유한 사람을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브랜드도내 브랜드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체험일 것이다. 현재 많은 새로운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있고, 품질은 크게 다르지않은 이들을 구매하도록 마케팅의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 중 체험 마케팅은 접점에서 긍정적으로 홍보할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 소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고, 고객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체험 마케팅이 중요하게 떠오르는 이유는 사람들이 경험을 기반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체험 마케팅은 우리에게 엄청난영향력을 미칠지도 모른다. 우리의 전반적인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우리의 가치관을 바꾸어 세상을 바꿀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체험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다. 처음에이 책은 <3의 공간>, <감성디 자인, 감성 브랜드>, <오감 브랜딩> 이 세 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책 표지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품질이아닌 체험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논하고 있으려니 하고 별 기대감 없이 책을 읽어 나갔었다. 하지만 나의예상은 빗나갔다. 이 책은 앞서 읽었던 세 책을 정리하고, 통합하는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3의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육체적 체험뿐만 아니라, 감각적 체험, 감성적 체험, 창조적 인지 체험,관계를 형성하는 사회적 체험 모두를 포함하는 총체적인 체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감각, 감성, 인지, 행동, 관계. 소비자들의 손 끝부터 머리 속, 마음 속까지 침투하여 그들의 삶을 전략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인 것 같다. 또한여기서 총체적이라 함은 총체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데에 있어서 명확한 목적이 필요하며, 체험 제공 수단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조직 내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도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일관성 있고, 통합적인 것까지를의미하고 있었다. 조직 내의 체험도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새로운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디오니시안 문화를창조하라는 저자의 이야기가 다소 이상적으로 들리기도 했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아폴로니안 조직 디오니시안조직의 적절한 조화가 체험 마케팅을 하는 데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이지않을까.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로라 브라운이라는 사람이 저자가 신나게 쓴 글 중간중간에 개입하여 과연이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하여 의문을 던지곤 한다. 이 책뿐만 아니라 앞서 읽었던 세 책을 읽으면서도한편으로는 찜찜했던 부분을 로라 브라운이 자꾸 찌르는 것이었다. 자꾸<No Logo>의 저자 나오미 클라인과 로라 브라운이 하나로 오버랩이 되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했다.

그렇다, 아무리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다는 스타벅스도 누군가에게는자리 값을 받는 비싼 커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더 이상 우둔하지만은 않은 소비자들은 기업이 어떤 의도로접근하는지, 왜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지 다 꿰뚫고 있다. 그래서의심부터 할지도 모르고, 소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물론이윤을 창출하려는 기업의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소비자에게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소비자의삶의 질이 향상되고, 가치를 교환할 수 있다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너무 이상적인것일까.

아르헨티나에서 친구의 날인 7 20일에 보통 사람은 감히 뽑아 마실 수 없는 거인 높이의 코카콜라 자판기가 놓여 있다. 이 자판기는 일명 우정 자판기라고불린다. 그 이유는 바로 우정을 나누어야 코카콜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 둘씩 모여 친구의 도움을 받아 목마를 타거나, 친구가 꼭대기에동전을 넣도록 밑에서 친구를 받치고 있어야만 자판기에 동전을 넣을 수 있다. 친구와 콜라 한 캔을 마시고자땀을 뻘뻘 흘려야 되기는 하지만 한 캔 값의 동전을 넣으면 힘들었던 보람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콜라가 2캔이나온다. 이는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한 코카콜라의 계획된 우정 캠페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단지 하나의 값으로 2캔을 먹기 위해 참여하기 보다는 이 새로운 체험을 통해 친구와의 우정을 확인하고, 친구와 더 가까이 지내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코카콜라의 우정 자판기처럼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했더라도 사회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체험 마케팅이라면 그리 나쁠 것도없을 것 같다.

물론 소비자를 우롱하거나 이윤 창출만을 목표로 하여 위기가 발생했을 때마저도 조용히 쉬쉬하려는 브랜드가많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안타까운 사실임에 분명하다. 하지만마케터의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마케팅이 상업적이고, 겉만 번지르르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 우리의 몫이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에 발을 들여 놓기로 마음 먹은 이상, 소비자의 주머니를 털어내는데 급급한 마케터보다는 소비자와 가치를 교환하는 체험을디자인할 수 있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 기업은 목표를 달성하고, 소비자들은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는 내 꿈을 실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