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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니르말야 쿠마르의 'CEO에서 사원까지 마케팅에 집중하라'를 읽고

한식홀릭 2013. 1. 21. 16:49

<마케팅의 존재의 이유>

니르말야 쿠마르의 ‘CEO에서 사원까지 마케팅에 집중하라를 읽고

18주차

콜롬부스 6기 이은혜

 

자기소개서를 쓰려고 보면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 지원동기와포부. 지원동기와 포부와 관련된 항목은 필수 항목인데 항상 어려움을 겪고는 한다. 이 항목을 채우려고 키보드 위에 손을 얹어 놓고서는 한참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가고 싶다는 마케팅 부서는 조직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까? 어떠한역량을 내게 기대할까? 내가 마케팅 부서에서 어떻게 조직에 기여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 어려운 항목을 채우는 데 명쾌한 답을 주었다. 나의존재의 이유, 한 기업의 존재의 이유, 철학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면, 이제는 마케팅의 존재의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이다.

 마케팅은 가치를교환하는 모든 과정이라 배웠고 나는 그렇게 줄곧 믿고 있다. 하지만 정작 나는 마케팅을 고객과 가치를교환하고자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마케팅을 하고자 한다면, 또는 하고 싶다면, 가치를 생산하고 유통하고 교환하고 관리하는 등의 모든 과정을 경험해 보는 등 모든 과정에 대해 이해해야 하는것이 아닌가. 그런데 나는 재무제표 조차 읽을 줄 모르는 채로 여전히 헤매고 있다.

생산자 중심의 4P에서 고객의 중심의 4C로 변화하고 있다고 배웠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역시 생산자중심의 사고로 고객의 중심의 언어로만 변화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전통적인 마케팅은 4P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고객의 창출과 유지라는 기업의 목표 아래에보다 전략적인 시장 세분화를 하는 3V를 제안한다. 4P는생산자 중심에서 전술적인 요인들을 활용하던 방식이라면, 3V는 고객과 가치를 교환하는 모든 과정인 마케팅에더 가까운 방식이라고 생각이 든다. 마케팅은 단순히 담당자가 전달할 상품과 그 가격, 전달할 장소와 방법을 고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장에서, 어떤솔루션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전달하는 데 필요한 모든활동을 조직 전체가 전사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아쿠츠 사토시와 이시다 시게루의 <콘텍스트 브랜딩>에서 저자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위해 산토리 우롱차의 사례를 들면서 브랜드 담당자뿐만 아니라 광고제작 담당자, 패키지 디자이너, 생산 담당자, 연구 개발 담당자 등 모두가 브랜드 지식을 공유해야한다고 한 것처럼 조직 전체의 모든 과정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뿐만 아니라 각각의브랜드들도 전사적으로 마케팅하는 데 동참해야 하며, 유통업체의 파워가 강해지면서 조직 전체뿐만 아니라유통업체와 함께 전사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시장 자료를 통해 시장을 예견하고트렌드에 발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시장을 주도하는 마케팅을 하라고 제안한다. 마케팅은 묵은 것을새롭게 변화하여 나아가는 자세를 요구하는 과정인 것 같다. 아니면 묵었다고 인지하기 전에 이미 묵었을것까지도 혁신해야만 하는 아주 시야가 넓은 망원경과 아주 면밀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돋보기가 필요할 것이다.

예전에 읽었던 <만약 고교 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는 이러한 마케팅이 속한 경영학을 이해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경영(매니지먼트)에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아픈 친구를 대신해 고교 야구부의 매니저가 된 주인공이 피터 드러커가 쓴<Management> 책을 읽으면서 고시엔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과정을 다룬다. 여기서 왜 주인공이 감독이 아니라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매니저로 설정하였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단지 매니저라고 부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야구부를 한 조직으로 본다면, 야구 선수들은 가치를 생산하는 생산자가될 것이고, 야구 선수들과 이를 교환하는 관객이 소비자며, 소비자중에서 이 야구부의 팬은 고객이 될 것이다. 이 때, 감독은최고경영진이고, 매니저는 마케팅 담당자가 아닐지 생각해 보았다. 매니저의사전적 정의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의 섭외나 교섭 또는 그 밖의 시중을 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는일상적으로 생각하는 매니저의 뜻이 사전에서 첫 번째로 언급하고 있는 바와 같이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대학교 축구 동아리에서 매니저로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선수들에게 음료를 주는 등 보조적인 역할만 하면서단지 친목만 도모했던 것을 생각하면 매니저의 의미를 협소하게 생각해 왔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전에서두 번째 의미는 이와 상당히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회사나 호텔 따위의 경영자나 책임자. 이 책의 야구부의 매니저는 아마도 두 번째의 의미의 매니저로서 야구부를 운영하고 맡은 바를 책임지고자 했을것이다. 이처럼 기업에서 마케팅은 단순히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부서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하나가되어 움직이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마케팅을 하나의 툴로서만 인식하고 제품중심적사고를 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이 현존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마케팅 비용이라고하는 슬픈 현실에서 비춰볼 수 있듯이.

 나는 이 책을 단지 운이 좋지 않았다고만 생각하고있는 최고경영진들에게 권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은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나의 시야를 넓혀 주었다.전술의 하나인 광고를 전공한 학생으로 전략적인 마케팅을 배우고자 할 때 어려움을 종종 느꼈었는데, 이책을 만나 다행이라 생각한다. 마케팅의 존재의 이유도 모르고 하겠다고 나섰다니 내 스스로가 부끄럽다. 여전히 어렵고, 불확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마도 마케팅의 존재의 이유는 조직 내 각 담당자들, 각각의 브랜드를포함하여 조직에 속한 모든 것이 하나가 되어 전사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엔진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마케팅은 전공을 불문하고 모든 학생들이 이수해야만 졸업할 수 있는 기초필수 과목으로 편성해야 되지 않을까. 가치를교환하는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