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유레카

[책 리뷰]돈 탭스코트의 ‘위키노믹스’를 읽고

한식홀릭 2013. 1. 21. 16:47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은 지킬 앤 하이드?>

-     돈 탭스코트의 위키노믹스를 읽고

 

17주차

콜롬부스 6기 이은혜

 

일개 대학생에 불과했던 내가 블로그에 올린 정보가 하루 아침 사이에 싸이월드 메인에 소개되었을 때, 나는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텔레비전에나와 전국 방송을 타는 듯한 기분, 신문 1면에 나오는 듯한기분과 같았다. 나는 꿈만 같았던 이 화면을 캡쳐를 해 놓고 소장을 했다. 나는 이 때 한 낱 개인의 힘이 얼마나 세상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수 많은 댓글과 내가 올린 글을 소장하고자 가져간 수 많은 스크랩 수. 이는정말이지 뿌듯하고, 짜릿했다. 내가 세상의 관심을 받고 있는듯했다. 이처럼 웹 2.0시대에는 힘 없는 개인이라서 하지못했던 일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 같다.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혔던 그 장벽들을 허무는 새로운 세상이열리는 듯하다. 누군가가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정의로움이 불끈 솟아날 때, 이 사람에게 잘못된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하여 인터넷에 올리면 네티즌들의심판을 받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인류는 협동하는집단이 편협하게 이기적인 행동을 규범으로 삼는 집단보다 물질적으로 더 성공한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았다.’ 이는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이 었다. 위키노믹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앞으로 그 영향력이 더 커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한 저자에 말에 크게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우리에게 빈익빈 부익부와 같이 부당했던 현실이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들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제를 하면서도인터넷에는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지만, 정작 쓸만한 자료는 비싼 값을 지불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에대해 씁쓸함을 느끼곤 했다. 정보마저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또한 CJ푸드빌의 콜드스톤의 객원 마케터로 활동했을 때, 나는 콜드스톤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콜드스톤 제품 위주의 글을 포스팅해야 했다. 이 때, 콜드스톤 제품을 처음 접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콜드스톤매니아처럼 보이기를 요구 받았다. 그리고 홍보 대행사에서 잠깐 일을 했을 때에는 한 아이디로 수 십명의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포스팅을 함으로써 파워 블로거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언짢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타겟들이 자주 애용하는 사이트만 골라서 홍보하는, 우리가소위 말하는 알바 글을 내가 작성하고 있다는 사실에 씁쓸함을느꼈다. 이러한 경험은 홍보원론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잡지나 신문기사에 등장하는 인기 여배우가 사용한다는화장품 추천과 같은 콘텐츠들이 한 기업이 홍보의 수단으로 조작된 정보라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던 것 이후에 또 다른 충격이었다. 자유롭고, 상호작용하는 공간인 웹에서조차 한 지배계층에 종속되어정보의 홍수 속에서 헤매고 있다니!

 위키노믹스는 이러한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외부로 개방하여 불특정 다수의 지식을 활용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말하고 있다. 경쟁사회에서 외부에 개방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되는 도박일지도 모른다.하지만 갇혀있던시각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고, 동등계층에서 공유를 한다면 인류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더 이상 시간문제도아니다. 가치를 교환하여 win-win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마케팅이라면 이러한 위키노믹스를 방관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읽었던 한 영어기사에서데니슨 위트머라는 한 뮤지션은 스카이프로 일대일 콘서트를 하여 전 세계의 팬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고 한다. 저자가 강조했던 것처럼 위키노믹스는 콘서트 장을 대여하고, 전 세계에찾아가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것이 아니라 가수가 파자마 차림으로 콘서트를 하고, 팬이 원하는 곡을노래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혁신하고 다변화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연다는 것이다. 세상은 점점 가까워질 뿐만 아니라 깊어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의 지성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알기에 위키노믹스가 과연 win-win이되는 것인지에 의문이 든다. 나는 여기서 불특정 다수에 초점을 둔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면 집단 지성이라는 위력이발휘하기 마련이나, 여기서 다수의 지성에 반하는 소수의 지성이 보완되기 보다는 무시되지 않을지 우려가된다. 예를 들면, 2002 월드컵의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던붉은 악마를 기억하는가. 공유와 자발적인 참여로 불특정 다수가 어마어마한 붉은 악마의 물결을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축구에 관심조차 없던 사람들마저 낯선 것이 두려워 익숙한 것이되고자 하는 군중심리로 인해 붉은 악마의 물결에 소속감과 정체성을 확인하려고 했다. 그러나 열광적 군중속에서는 자아를 상실하지 자아를 발견하지 못한다. 붉은 악마를 통해 경험한 애국주의나 자아정체성은 영속적인것이 아닌 월드컵이 끝나면 사라지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군중심리는 지배세력의 선동수단이될 수도 있다.내가 2009년 하이 서울 페스티벌 봉사활동을했을 당시에, 광화문 일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폭력을 가하고, 준비해왔던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망쳐 버렸던 것은 잊을 수가 없다. 민주주의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권리는 정당하지만, 맹목적인 군중심리로 인해 과격하게 권리를 표현해도괜찮다고 착각하는 그들의 행위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의견이 비슷한 다수가 모인다고 해서그것이 과연 진리가 될 것인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 든다. 집단의 지성을 활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하되, 개개인의 사고와다양한 관점 또한 보호할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3.0시대에는이러한 한계를 넘어 개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동시에 보호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