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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시장의 판로(양조간장VS혼합간장)를 바꾼 대상의 '햇살담은 간장' 이야기

한식홀릭 2013. 1. 21. 17:42


1.간장 이야기

예로부터 간장은 우리의 전통식품으로 우리의 입맛을 돋구어 온 식품이다. 간장의 기원을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삼국사기 신문왕 3년(613년)에 왕비의 폐백 품목으로 장(간장)과 시(된장)가 포함되어 있다는 기록이 있으며 삼국지 위지 동이전 고구려조에 고구려 사람들은 '장 담그기에 뛰어 나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장의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부터라 추정된다.

오늘날의 공장에서 대량생산되는 간장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890년경 일본인들에 의해 도입되었으며 이것이 흔히 얘기하는 약칭 왜간장의 효시이다. 간장은 제조방법 및 사용원료에 따라 재래식 간장과 개량식 간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재래식 간장은 집에서 담가먹는 속칭 조선간장(한식간장)으로서 제조방법은 삶은 콩을 으깨어 사각형의 메주를 만들어 발효시킨 뒤 식염수를 넣고 숙성시킨다. (숙성과정중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숯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개량식 간장은 속칭 왜간장이라 하며 3가지가 있다. 

- 양조간장 : 탈지대두와 소맥분을 볶아 분쇄한후 혼합하여 미생물을 접종시키고 이를 적당한 온도에서 발효시킨다. 그 뒤 식염수에 수개월간 숙성시켜 완성한다. 

- 산분해간장 : 탈지대두나 소맥전분에 염산을 가하여 분해한후 중화제로 중화하여 만든 간장 

- 혼합간장 : 산분해간장과 양조간장을 적당한 비율로 혼합하여 만든 간장

 

양조간장의 제조과정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이상 걸리는데 비해 주부들이 구입하는 대부분의 간장은 화학작용을 이용해 3일만에 만들어내는 산분해간장을 섞은 혼합간장이어서 예전의 장맛은 고사하고 유해성 물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분해간장은 제조과정중에 생성되는 독특한 산분해취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오래전 부터 이 산분해간장을 주로 먹어왔기 때문에 그 맛과 산분해취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2.간장 시장의 변화

1997년 5월 7일 , 대전 리베라호텔에서는 신제품 햇살담은 조림간장의 출시 행사가 있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주먹을 불끈 쥔 근육질 남자와 햇살담은 조림간장의 거대한 모형이 바닥에서부터 솟아 오르는 것이었으며(ABR) 이는 햇살담은 조림간장의 당시 상황과 도전정신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론칭 당시와 지금의 시장상황을 몇가지 측면에서 비교해보면 공통점과 함께 시장의 변화를 읽을 수가 있다. 

가.소비자의 간장 선택기준의 변화

 

위 표에서 보듯이 소비자들은 6년전이나 현재나 간장에 대해서는 ''을 가장 중요한 Factor로 생각하고 있으며 각 구매 결정 요인별로 증감의 차이는 있지만 우선 순위는 변하지 않았다. '맛'은 사실 식품 선택기준 조사시 거의 1위 또는 2위의 요인으로 나타 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간장의 경우는 아마도 더 오랫동안 '맛'이 주요한 결정요인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예전 한국인의 식생활은 요리의 주재료가 부족했던 관계로 무,배추등 간단한 주재료에 '장'으로 염도조절과 함께 맛을 내었다. 간장은 요리의 풍미를 결정하는 중요한 부재료 였고 '장맛 관리'는 주부에게 상당히 주요한 과제였다. 하지만 최근의 식생활에서는 여타의 다른 식재료가 워낙 풍부하게 들어가 풍미가 섞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장맛'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줄었음에도 '장맛'에 대한 인식적 기대치는 전혀 줄어들고 있지 않다. 이는 그만큼 간장이 단지 소비재 상품으로서가 아니라 한국인의 인식저변에 깔려있는 습관성 제품이기 때문에 인식이 더욱 고착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나.간장 시장의 구성 변화

간장 시장은 불과 6년만에 현저하게 바뀌었는데 양조간장의 대폭적닝 증가와 혼합 간장의 대폭 감소를 볼 수가 있다. 대량생산을 위해 산분해법으로 시작되었던 시판간장 시장이 왜간장이란 이름으로 도입된지 근 100여년만에 변화를 시작한 것이다. 이 변화를 몰고 왔던 주역이 바로 '햇살담은 간장'이었던 것이다.


다.간장 시장의 Market Share 변화

전체 M/S는 생산량기준으로 잡았으며 여기에는 가정용과 업소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므로 업소용(특히 혼합간장 시장)에서 워낙 우세인 샘표간장이 여전히 압도적 우세로 나타나지만 양조간장에서는 양상이 달라진다. 햇살담은 간장의 도약이 명확 하고 2002년도 중반에는 양조시장의 1위로 올라섰다. 또한 이 자료에서는 나타나지 않지만 가정용 시장에서는 양조간장으로의 간장 사용 전환이 대폭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2002년도의 간장 전체 M/S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몰고 왔었던 햇살담은 간장의 성공요인은 무엇이었을까?

 

3.햇살담은 간장의 론칭 캠페인

결론부터 앞서 얘기하면, 햇살담은 간장은 차별화의 축을 소비자에게서 찾았다.

위에서 보았듯이 소비자의 간장 선택기준에서 가장 우선적인 것은 '맛'이다. 사람의 입맛은 쉽게 변할 수가 없고 특히 우리나라 주부들은 장맛 바뀌는 것에 대단히 민감하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맛'이 도전자의 무기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선발 제품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고 앞서 언급했듯이 간장의 산분해취는 독특한 향이 있어서 오랫동안 이 맛과 향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에게 다른 '맛'을 설득시키기란 대단히 어렵다. 더구나 간장은 음식의 보조재료로 사용되므로 확 달라진 '간장 맛'을 보여주기도 어려웠다. 그럼 무엇으로 차별화 할 것인가? 결국은 사람이다. '맛'을 느끼는 것도 사람이고 제품을 사는 것도, 광고를 보는 것도 다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이제껏 간장의 주 소비자는 요리를 잘하는 30대∼40대 주부였고 이들중 상당수는 샘표 고정고객이라는 게 업계의 보편적 상식이었다. 이들의 상표 교체 의지는 약하고 습관적인 구매 경향이 상당히 높았다. 현재 쓰고 있는 제품에 별 불만도 없는 이들에게 듣도 보도 못한 신제품을 설득시킨다는 것은 애시 당초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신세대 주부는 좀 더 다를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들은 소비문화에서 기존 소비자와는 다른 코드를 갖고 있던 것이다.

 

 


1990년대는 한국의 문화시류가 한창 바뀌던 때였다. '80년대 후반의 민주화이후 '92년의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많은 규제들이 풀어졌고 문화코드는 보다 더 자유분방해졌으며 이러한 것들은 주로 기존의 관습들을 깨는 방향으로 진전되어 졌다. 이 당시 서태지와 아이들('92년 데뷔)의 등장은 더욱 이런 방향을 촉진했고 이 시기에 대학생과 청년기를 보내던 사람들은 그 이전의 세대보다는 훨씬 자유스러운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게 되었다.

바로 이 시기를 보냈던 사람들이 '97년 당시 신세대 주부들이었고 이들이야말로 새로나온 햇살담은 간장의 주 소비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자아 의식도 강하고 자기 취향이 명확하며 남과 달라지고 싶어하는 어찌보면 훨씬 더 세련되면서도 감각적인 소비자들인 이들에게 '햇살담은 간장 = My Brand"라는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론칭 캠페인의 주목적이었다. 햇살담은 간장 광고는 다음과 같이 크게 3단계로 구분되어 진다.

 

가. 론칭기 광고

햇살담은 간장의 론칭시장은 조림간장이라는 독특한 영역의 시장이었다. 사실 간장의 주류시장은 진간장(=혼합간장)시장이었고 이 시장은 샘표가 거의 수십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오고 있었던 터라 사실 신생 브랜드인 햇살담은 간장이 이 시장을 직접적으로 공략하기에는 생산Capacity, 유통, 브랜드력등 모든 것이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제품과의 철저한 차별화만이 기존 제품 중심의 사용습관이 고착화된 간장 시장에서 신제품이 경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라 판단되었다.


이 시기의 광고는 주 타겟인 신세대 주부에게 햇살담은 간장의 다른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이들에게 햇살간장이 '우리를 위한, 우리들만의 브랜드'라는 느낌을 주게 하기 위해 얼굴이 전혀 알려지지 않고 우리 주위에서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는 깨끗하면서도 평범한 일반 주부 모델을 사용했다. 또한 Creative Tone도 원색을 사용하여 보다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달하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는 '맛'에 맞췄다.
따라서 마이너한 시장이지만 신제품의 독특함을 내세울 수 있고 또한 따지고 보면 용도상으로 간장 사용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수 도 있는 조림간장시장을 1차 공략 시장(침투시장)으로 설정하였다.

 

 

나. 사용 확산/정착기 광고 

이 시기의 광고는 햇살담은 간장의 적극적인 사용유도에 초점이 맞춰졌다. 서투르지만 오밀조밀 요리를 준비하면서 예쁘게 사는 주부의 모습을 시즐을 중심으로 자연,햇살과 함께 정감있게 표현하였다. 이 시기에 형성된 햇살담은 간장의 이미지가 현재의 이미지 자산이 되었으며 많은 젊은 주부들이 햇살간장을 기존의 샘표,몽고,오복등과는 다른 제품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 시기의 광고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는 여전히 '맛'이었지만 Creative는 훨씬 더 정감있고 젊은 주부의 행위에 맞춰져 있어 Target이 '나의 이야기'로 받아 들여 지게 만들어 졌다. 

 


햇살담은 간장의 진간장시장 대응전략의 핵심은 '자연숙성 제조법'에 있었다. 진간장 출시를 즈음해서 대상(주)에서는 일부 남아있던 산분해간장 시설을 완전히 폐기해버리고 햇살담은 간장의 이름으로 생산되는 모든 간장을 '자연 숙성법'으로만 제조하기로 결정하였다.


다. 진간장 론칭광고

진간장시장은 햇살담은 진간장이 출시될 당시인 2001년도 현재 전체 시장의 약 80%에 해당하는 시장으로서 전체 간장시장의 주도권이 여기에 달려있다 할 수 있을 정도로 핵심시장이었다. 샘표는 이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간장의 1위 브랜드가 되었던 것이며 사실 진간장도 샘표의 한 브랜드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워낙 소비가 확산되다 보니 간장의 한 카테고리같이 만들어 졌던 것이다. 따라서 이 시장은 햇살담은 간장으로서는 반드시 참여하여야 하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시장인 것이다.

이에 따라 광고부문에서는 초기에는 자연숙성과 산분해간장의 차이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하다가 최근에는 소비자 증언을 통한 간장 교체사용 확산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고 있다.


4. 캠페인의 결과와 과제

햇살담은 간장은 최근에 전개된 식품부문 캠페인중에서도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 캠페인의 성공적인 요인은 사실 차별적인 Brand에서부터 찾아져야 할 것이다. 햇살담은 간장의 브랜드 전략은 그 이후에 많은 유사사례가 뒤따를 정도로 청정원과 함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이 마저도 그 근저에는 차별적인 Target Marketing 이라는 전략이 깔려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햇살담은 간장은 차별화의 축을 철저히 소비자에게서 찾았다. 시장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젊은 주부들은 기존과는 다른 인식과 다른 기준을 갖고 있는 신종 소비자였으며 그들은 '남과 다르다'라는 것 자체가 판단에서 중요한 문제였다. '98년 당시 서울대 학보에는 신세대 주부가 바라는 주부상의 모델로 햇살담은 간장 광고의 주부상이 기사화가 되었으며 이 캠페인에 대한 평에서는 '남과는 다른 무언가를 산다는 우월감과 만족감을 부가적으로 얻는다는 주부의 감성을 자극했다'라고 적고 있다.

 

햇살담은 간장 론칭시의 주 Target이었던 '젊은 주부' 들은 이제 원숙한 소비자가 되어 가고 있으며 그들은 어느덧 주부시장의 핵심 소비자가 되고 있다. 그들은 아직도 햇살담은 간장의 초기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으며 아마도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그 때의 그 신선함과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더 그리워할 수도 있다. 우리는 얼마나 그들에게 햇살담은 간장을 늘 신선하고 늘 세련된 모습으로 기억시킬 수 있을까? 세월의 나이 만큼이나 감성의 깊이와 인식의 폭이 달라진 '주부'들에게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일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달라진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걸까? 이제 다시 또 진간장 시장에서 소비자를 주 소재로 한 새로운 캠페인을 전개하며 이전에 우리가 거두었던 성과를 진일보시킬 전략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출처 : http://www.sangam.co.kr/webzine/4/contents_06.htm